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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날 위로한다.

by leemisozim 2024. 9. 13.

낮은 곳으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 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그래도 . 사랑은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내게 좋은 것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게 해가 되는 것이라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게 나의 자세를 낮추는 것이지요. 
그러자면 내 마음 또한 최대한 넓혀야겠지요

강의 하류나 바다를 생각해 보세요. 그것들은 낮고 넓기에
그위에서 흘러오는 것들을 온전히 다 받아들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를 위해 나를 항상 비워 둔다는 것. 그것은 결국 그를 온전히 
받아들여 하나가 된다는 뜻이에요.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시집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