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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날 위로한다. 비오는 날 카페에서 언제나 그랬듯이 구석자리는 내 차지였지요 조용한 음악일수록 더욱더 짙게 내 가슴을 파고 들고 난 펼쳐진 신문을 보는 둥 마는 둥 오로지 그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오늘은 왠일인지 그대가 늦고, 그럴 때면 내 마음은 한 자리에 못 있습니다. 공연히 찻잔만 만지작거리며 온갖 걱정에 휩싸입니다. 혹시 오다가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평소에은 꽤나 느긋한 편인 내가 그대에게만은 왜 이렇게 안전부절인지 모를 일입니다. 주변에 있던 딴 손님들이 흘끔흘끔 쳐다봐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난 어느덧 반 갑이나 남아 있던 담배를 다 피웠고. 마지막 남은 한 개비를 비벼 끄고 있을 즈음, 누군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아 그렇습니다. 그대는 항상 소리없이 내게 나타났지요. 소리없이 내.. 2023. 7. 18.
음악이 날 위로한다.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I 티격태격 싸울 일이 없어졌습니다 짜증을 낼 필요도 없고 만나야 될 의무감도 전화해야 하는데 하는 부담도 이 밖에도 답답함을 느끼게 하던 여러가지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왜나하면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도 만나볼 겁니다 전에는 늦게 들어올 때 엄마보다 더 눈치가 보였는데 이제는 괜찮습니다 참 편해진 것 같습니다 근데... 이상한 건 시간이 너무 많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아무 할일이 없어진 그 시간에 자꾸만 생각이 난다는 것입니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이제는... 혼자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손 끝으로 원을 그려봐 내가 그릴 수 있는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원태연 시집 中에서 2023. 7. 17.
음악이 날 위로한다. 진짜야 비 오는 날 혼자 처량히 비 맞고 있는 공중전화가 쓸쓸해 보여 그냥 한번 들어갔던 거야 진짜야 마침 그 안에 동전이 남아 있었고 그냥 끊으면 낭비잖아 그래서 한번 걸어봤던 거야 진짜야 전화 걸 마음도 없이 들어갔으니 막상 생각나는 번호가 있어야지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눌러봤을 뿐이야 진짜야 그 애가 받을 줄 몰랐단 말야 생각해봐 얼마나 당황했는지 놀래서 그냥 끊은 것뿐이야 ...진짠데 원태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中에서 2023. 7. 16.
음악이 날 위로한다. 내 모든 것 그대에게 주었으므로 슬픈 사랑아 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네 내 가진 것은 빈손뿐 더 이상 그대에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네 세상 모든 것이 나의 소유가 된다 하더라도 결코 그대 하나 가진 것만 못한데 슬픈 사랑아 내 모든 것 그대에게 주었으므로 더 이상 그대에게 줄 것은 아무 것도 없네 주면 줄 수록 더욱 넉넉해지는 이 그리움밖에는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이정하 시집 中에서 2023.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