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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날 위로한다. 그대에게 가자 가자.밤열차라도 타고 한 곳에 머물리 있지 않고 수년간 떠돌던 바람. 여지껏 내 삶을 흔들던 바람보다도 더 빨리. 어둠보다도 더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가자. 밤열차라도 타고. 차창가에 어리는 외로움이나 쓸쓸함. 다 스치고 난 후에야 그것들도 내 삶의 한 부분이었구나. 솔직히 인정하며. 가자. 밤열차라도 타고. 올 때가 지났는데도 오지 않으면 내가 먼저 찾아 나서자.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지 말고 두 팔 걷어부치고 대문을 나서자. 막차가 떠났으면 걸어서라도 가자. 늘 내 가슴속 깊은 곳 연분홍 불빛으로 피어나는 그대에게. 가서, 기다림은 이제 더 이상 내 사랑의 방법이 아님을 자신있게 말하자. 내 방황의 끝. 그대에게 가자.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이정하시집 중에서 2024. 9. 17.
음악이 날 위로한다. 파도 누가 그리도 보고픈 것일까 저 먼 수평선부터 고개를 내밀고 다가온다 채워도 채워도 채울 수 없는 허무함을 어쩔 수 없어 해변으로 밀려오는 것일까 밤이 오면 고독의 무게가 어둠만큼이나 가득해 한밤중에도 그리움을 어쩌지 못해 파도치는 것일까 언제나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듯이 언제나 내 마음처럼 파도쳐 오기에 바닷가가 그리워진다 삶도 늘 채워진 듯하다가 부족함을 느끼기에 나의 삶도 파도치기를 기다리는 것일까 처음 사랑으로 너에게 용혜원 시선집 2024. 9. 16.
음악이 날 위로한다. 그립고 또 그립다 그립고 또 그립다 허전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아릴 만큼 찔러 들어오는 그리움에 가슴이 아프다 아무 기별도 없이 외로움는 절실해 고독의 설움을 툭툭 털어버리고 나도 떠나고 싶다 너의 이름을 혀끝이 마르도록 입술을 오물거리며 불러보지만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날마다 떠나지 않고 자꾸만 아른거려 같이 걷던 길에서 한참을 머뭇거리고 서성거렸는데 떠나버렸다 그립고 또 그립다 헤어짐이 없는 사랑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의 얼굴이  눈물에 젖은 꽃으로 피어났다 처음사랑으로 너에게 용혜원 시선님 중에서 2024. 9. 15.
음악이 날 위로한다. 낮은 곳으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 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그래도 . 사랑은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내게 좋은 것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게 해가 되는 것이라도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게 나의 자세를 낮추는 것이지요.  그러자면 내 마음 또한 최대한 넓혀야겠지요 강의 하류나 바다를 생각해 보세요. 그것들은 낮고 넓기에 그위에서 흘러오는 것들을 온전히 다 받아들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를 위해 나.. 2024.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