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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날 위로한다. 조용히 손을 내밀었을 때 내가 외로울 때 누가 나에게 손을 내민 것처럼 나 또한 나의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다. 그 작은 일에서부터 우리의 가슴이 데워진다는 것을 새삼 느껴보고 싶다.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하렴 내 앞에 사람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을 보고 있지 않다. 두 눈은 멀쩡히 뜨고 있지만 무언가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지기까지 내 시선에 담겼던 것들. 그중에 무엇 하나 기억해 낼 수 없는 것은 그냥 건성으로 보고 건성으로 지나쳤기 때문이다.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 시집중에서 2024. 9. 22.
음악이 날 위로한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비 내리는 날이면 그 비가 촉촉히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이곳에 내가 있습니다 보고 싶다기보다는 혼자인 것에 익숙해지려고 비 내리는 날이면 그 비가 촉촉이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이곳에서 눈물없이 울고 있습니다 그런사람 또 없습니다 원태연 시 중에서 2024. 9. 21.
음악이 날 위로한다. 진짠데 진짜야 비 오는 날 혼자 처량히 비맞고 있는 공중전화가 쓸쓸해 보여 그냥 한번 들어갔던 거야 진짜야 마침 그 안에 동전이 남아 있었고 그냥 끊으면 낭비잖아 그래서 한번 걸어봤던 거야 진짜야 전화 걸 마음도 없이 들어갔으니 막상 생각나는 번호가 있어야지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눌러봤을 뿐이야 진짜야 그 애가 받을 줄 몰랐단 말야 생각해봐 얼마나 당황했는지 놀래서 그냥 끊은 것 뿐이야 ..... 진짠데 원태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2024. 9. 20.
음악이 날 위로한다. 그는 떠났습니다 그는 떠났습니다. 떠남이 있어야 돌아옴도 있는 거라며 그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내게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내가 왜 모르겠습니까. 그 웃음 뒤에 머금은 눈물을 그이 무거운 발자국 소리를 가슴에 담으며 나는 다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뛰어가서 그대의 앞길을 막아서고 싶었지만 도저히 난 그럴 수 없습니다. 먼 훗날을 위해 떠난다는 그를 어떻게 잡을 수 있겠습니까. 입술만 깨물 수밖에 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동안 그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그제서야 내 몸은 슬픔의 무게로 천 길 만 길 가라앉습니다. 그는 떠났고 나는 남아 있습니다만 설상 남아 있는 건 내 몸뚱어리뿐입니다. 내 영혼은 이미 그를 따라나서고 있었습니다.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이정하 시집중에서 2024. 9. 19.